시를 쓴다는 것은

시는 실존을 앞서며 실존은 사상을 앞선다
시는 기도이자 꽃이며
나를 기록한 일기장이다

그리고 시는 또 하나의 음이 되어
영혼에 한 가락으로 울리고
그렇게 내 인생은 하나의 곡조가 되어
나 곱게 완성되어간다

이 한 자는 나의 떨림을 위함이고
저 한 자는 나의 끌림을 위함이며
마지막 한 자는 나의 울림을 위함이다

내가 쓰고 싶은 시는 아름다운 시 밖에 없다
시는 역시 아름다워야 한다
인생이란 시집을 완성하기 위해

풍수지리 좋은데서 고풍스러운 척하면
시가 절로 쓰여진다 생각하지만
시는 본래 고통으로 쓰여진다
이 세상의 모든 시는 태생부터 기도이다
아플수록 더 아름답게 빛나는 것이기에
시를 쓴다는 것은
별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시인은 또 하나의 별똥별이 되어간다

낭만의 딸아, 저항의 아들아
풍파에 씻긴 낡은 돛을 올리고, 저 망망대해의 푸른 침묵을 깨뜨리라
노를 젓자 저 찬란한 수평선 넘어로
우리의 꿈이 저리 애타게 부르고 있지 아니한가
억겁(億劫)의 세월이 잊을지언정
저 찬연한 노을 속에 새겨진 우리들의 영광은 영영 스러지지 아니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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