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ha Lee

청춘 찬가

샴페인으로 거친 세수를 하고 종이배로 왕관을 쓴
아리송한 표정의 사내가
부둣가에 앉아 있습니다
하늘 아래 시린 가슴
꿀렁거리는 목젓, 그리고 퍼렇게 성난 힘줄을 가진
한 사내가 있습니다
청춘은 향기로운 백일몽
망망대해에서 수차례 폭풍우를 헤쳐오니
문뜩 어머니가 해주신 고향밥이 생각나
초승달을 보며 남몰래 눈물을 훔친 남자의 등
이 바다에선 돛과 구름 외에는 의지할 그늘조차 없는데
때마침 부는 바람으로 오늘도 배가 전진합니다
그렇게 하나의 항로가 개척되어
그 위로 수 많은 배들이 지나갑니다

주황빛 땡볕 아래 그물을 던지는 어부의 노래를 들어보세요
새벽 시장을 가르는 오토바이의 배기음 소리
사각사각 연필 깎는 소리
귀뚜라미와 멧비둘기와 개구리 우는소리
캔맥주 따는 소리
처마에 비 떨어지는 소리
뱃고동 소리
시원한 바람 뜨거운 노을
님의 얼굴이 눈앞에 처연하게 아롱거리는데
오직 청춘 찬가만이 귓가에 아른거리네

청춘이 나부끼는 돛대 위로 가슴을 뒤흔드는 자유의 외침이여
저 수평선 너머로 머얼리 머얼리 메아리쳐라

그렇게 목이 쉬어라 고함치고
한참 뒤 고개를 들어 뒤돌아 보니
늙은 부모님의 머리 위로 은빛 면류관이 초라하게 반짝거리고 있다

눈물 닦은 손수건 고이 모아 조심스레 바느질로 기워
커다란 돛을 만들자, 커다란 돛을 만들자
언젠가 나만의 배를 타고
지평선 넘어 나의 꿈을 찾아
저 위대한 항로를 타고
멀리 멀리 항해할거야
보물상자와 찬란한 이야기를 가득 싣고
그 집 비밀정원에 있는 커다란 백목련 나무 아래서
너의 이름을 부를게

청춘아
우리 눈물바다 건너 약속의 땅으로 가자
우리가 찾던 행복이 분명 그곳에 있을거야
복잡하고 웅장한 소리를 내는 넌
한 편의 오케스트라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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